지난 20일 MBC 특집 다큐멘터리 '백종원 시장이 되다 - 2부 예산시장의 기적'에서는 예산시장 내 기존 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된 사연이 방송되었습니다. 충남 예산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우려했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자 씁쓸함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백종원 대표가 우려했던, 이제는 핫플레이스가 된 예산시장에 닥친 젠트리피케이션의 뜻과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뜻
두산백과에 따르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주계급 또는 신사계급을 뜻하는 젠트리(gentry)에서 파생된 용어로,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글래스는 런던 서부에 위치한 첼시와 햄프스테드 등 하층계급 주거지역이 중산층 이상의 계층 유입으로 인하여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이에 따라 기존의 하층계급 주민은 치솟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남으로써 지역 전체의 구성과 성격이 변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이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요즘은 도시개발의 결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사례
- 예산시장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2018년부터 예산군과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협약을 맺고 구도심 상권 회복과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한 예산시장은 올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137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예산시장 활성화로 인한 임대료 상승을 우려해 왔고 대응방안으로 직접 상가를 매입하기 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다큐멘터리에서 예산시장의 15년 동안 자리를 지키던 통닭집 사장님이 건물주의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를 받고 쫓겨난 처지가 된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 경리단길
경리단길은 상권으로 좋은 입지가 아니었지만 이태원 상권의 임대료가 비싸지면서 옮겨간 위성 상권이었습니다. 경리단길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과 콘텐츠를 가진 가게들이 많아지면서 핫한 곳, 힙한 곳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0리단길'이라는 거리 명칭의 원조가 되어 다른 지역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마포구 망원동 망리단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송리단길, 용산구 신용산역 인근 용리단길 등 서울에서만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경리단길은 2015년에서 2016년 경 절정을 이루었으나 경리단길의 정체성을 만든 이국적이고 독특한 가게들은 폭등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특히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시대가 경리단길 상권에 강한 타격을 입혀 현재는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로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습니다.
- 연남동
서울 마포구 연남동은 과거에는 소박한 주택과 기사식당이 많았으나, 2015년 경의선숲길(제2구간) 조성 이후 작은 상점들이 생겨나고,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연트럴파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서울시에서 게스트하우스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가 연남동이고, 20대 젊은 사람이나 외국인들도 관광을 위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연남동에 많은 인구가 몰리니까 임대료 또한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서 기존에 상가를 운영하던 사람들은 가게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임대료가 크게 증가하면서 연남동 밖으로 밀려났다고 합니다.
오늘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뜻과 사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국내 젠트리피케이션의 사례를 보면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 발전과 도시 재생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폭등한 임대료로 기존의 개성 있는 상권대신 대기업의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는 일이 발생한다면 기존에 거주하던 상인들의 내몰림 현상이 발생하고 지역 상권의 색깔과 다양성을 위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지역 발전 및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